거제도 수국

2019. 6. 30. 20:372010-2019/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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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6

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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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갔을 때에도 그랬었지만

거제도에 갔을 때에도 수국을 찍으려고만 하면 비가 내렸었다.

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 때문이었을까?

수국은 비를 맞고 있을 때 가장 이쁘다는 것.

 

그 유명한 파란대문집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였다.

빼꼼이 열린 대문으로 할머니께서 불편한 다리 때문인지 절둑거리는 걸음으로 나오셨다.

처음엔 사진 찍는 나에게 경고를 하시려고 그러시는 줄 알고 약간 위축되었었다.

이윽고 억샌 경상도 섬지방 특유의 사투리를 나에게 쏟아내셨다.

처음엔 뭐라고 하시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부산에서 몇년을 지낸 나로서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사투리와 억양이었다.

그래도 무언가 대답을 해야 했기에 다시 말씀해 주십사 하고 다시 청해 들으니 내용은 이런 거였다.

"강냉이 삶아놨으니 들어와서 강냉이 먹고가~"

...

순간 할머니를 오해하고 있던 내가 창피했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서 다소 번거로울 수 있는데도 친절을 베풀어주신 할머니가 정말 위대해 보였다.

감사한 마음에 들어가서 강냉이를 먹었어야 했다.

노년의 적적함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온저을 베풀며 채우셨을 할머니였다.

그 당시 나의 짧은 생각이 참으로 못났고 할머니께 죄송하다.

올해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간다면 할머니의 강내이를 맛볼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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